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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도 포르투도 아닌 ‘진짜 포르투갈’

by sophia-via 2025. 7. 8.

브라가 성당의 저녁무렵 노을 사진

리스본과 포르투를 다녀간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정작 가장 살기 좋은 곳은 북쪽의 브라가였어.” 브라가는 관광지로는 조용하고, 살기에는 넘치지 않을 만큼 딱 알맞은 도시다. 유럽 특유의 낭만과 실용성, 그리고 적당한 도시 크기까지. '나만 알고 싶은 유럽 도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리스본도 포르투도 아닌 ‘진짜 포르투갈’

브라가는 포르투갈 북부에 위치한 중소도시다. 인구 약 20만 명 규모의 조용한 도시지만,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역사와 전통이 뿌리 깊다. 리스본의 바쁜 리듬이나 포르투의 관광 중심지 분위기와는 다르게, 브라가는 현지인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도시다. 도시에는 수백 년 된 성당과 분수, 광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카페 앞 테라스에서는 노인이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유럽살이’가 굳이 복잡하거나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된다. 지나치게 꾸며지지 않은 도시의 진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생활비, 집값, 교통 – 생각보다 합리적인 유럽

브라가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리스본이나 포르투보다 저렴한 생활비다. 1인 기준 월 평균 생활비는 약 800~1,100유로 수준(한화 약 120~160만 원)이며, 중장기 체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월세는 아래와 같다.

  • 원룸 or 스튜디오 임대: 400~600유로
  • 공유 하우스: 250~400유로
  • 외식: 한 끼 7~10유로 / 커피 1.5유로
  • 대중교통 월 정기권: 약 30유로

브라가는 포르투에서 기차로 1시간 이내 거리라, 포르투공항 이용 및 유럽 각국 이동도 편리하다. 현지 슈퍼마켓과 마켓에서는 채소, 과일, 빵,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대부분의 가게에서 영어 소통도 원활하다. ‘유럽답지만 비싸지 않은 도시’를 찾는다면, 브라가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지다.

디지털노매드와 프리랜서를 위한 편안한 환경

브라가는 최근 몇 년간 원격 근무자와 디지털노매드 커뮤니티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카페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노트북을 펼치기 좋은 장소가 많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하기 좋다. 도시 곳곳에 무료 와이파이 존도 많고, 커뮤니티 주도형 코워킹 스페이스(예: Factory Braga, Regus 등)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일과 일상 사이의 균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업무를 마치고 나면 바로 앞에 있는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시내 카페 골목에서 포르투갈 전통 디저트인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와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느리지만 성실한 도시의 일상

브라가는 전반적으로 느리다. 하지만 그 느림이 게으르거나 답답하진 않다. 오히려 도시 전체가 자신만의 속도로 충실히 살아간다는 인상을 준다. 직장인도, 상점 주인도, 노점상도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타인의 시간을 존중하는 분위기다. 이곳에선 삶이 경쟁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 마주하게 된다. 속도를 늦춰도 괜찮고, 조용한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게 이 도시의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른다.

결론: ‘꾸밈없는 유럽’을 원한다면, 브라가는 정답이다

포르투갈이라는 나라는 매력적인 도시가 많지만, 진짜 살기 좋은 도시를 하나만 꼽자면 브라가를 빼놓긴 어렵다. 관광객이 붐비지 않고, 외국인에게 과도하게 친절하지도 않지만, 그 덕에 브라가에서는 조용한 삶, 안정적인 리듬, 부담 없는 일상이 가능해진다. 언젠가 유럽 어딘가에서 조용히 오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그 시작이 브라가여도 충분히 괜찮다. 작지만 다 갖춘 도시, 조용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도시. 브라가는 그런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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