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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일 타고 떠나는 스위스 4일 기차 여행 루트
by sophia-via
2025. 7. 15.
스위스는 유럽 기차 여행의 끝판왕이다. 작은 나라지만 기차 노선이 촘촘하게 뻗어 있고, 기차를 타는 순간부터 이미 여행이 시작된다. 하늘과 닿은 알프스, 호수 위를 미끄러지는 열차, 중세 구시가지와 만년설 전망이 모두 4일 안에 가능하다. 유레일 패스 한 장이면, 이 모든 것을 편하고, 감동적으로 누릴 수 있다.
1일 차 – 취리히 도착 → 루체른(구시가지 + 호수)
스위스의 시작은 대개 취리히 공항이다. 도착 후 바로 루체른(Lucerne)으로 이동하면 기차로 약 1시간 소요. 루체른역에서 내려 바로 앞 호숫가로 향하면, 카펠교(Chapel Bridge)와 중세 분위기의 구시가지가 반겨준다. 루체른은 작지만 알차며, 알프스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여행의 첫날을 특별하게 만든다. 유레일 패스를 이용하면 인터라켄 방면으로 가는 골든패스 라인도 쉽게 연계할 수 있다.
2일 차 – 루체른 → 융프라우요흐 (Top of Europe)
이날은 스위스 기차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융프라우요흐(3,454m)로 향하는 날. 루체른에서 인터라켄까지 기차로 2시간, 그 뒤 라우터브룬넨을 거쳐 클라이네 샤이덱, 그리고 융프라우요흐까지 총 약 4시간 반 소요된다. 빙하 터널을 뚫고 올라가는 스위스 최고의 고산 열차로, 정상에 도착하면 유럽 최고역에서 알프스의 정수와 마주하게 된다. 유레일 패스 소지자는 일부 구간에서 25%~50% 할인 적용이 가능하다.
3일 차 – 인터라켄 → 체르마트(마터호른 감상)
이동과 감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날. 인터라켄에서 체르마트까지는 약 2시간 15분, 경유하는 풍경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 체르마트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친환경 마을로, 거리를 걷는 순간부터 모든 풍경이 액자 같다. 마을 곳곳에서 웅장한 마터호른(Matterhorn) 봉우리가 보이고, 곤돌라를 타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오르면 360도 알프스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여행 중 가장 조용하고 깊은 감동을 주는 순간이 이곳에서 온다.
4일 차 – 체르마트 → 몽트뢰 → 취리히 복귀
마지막 날은 글래시어 익스프레스(Glacier Express) 일부 구간을 타고 체르마트에서 브리크(Brig)를 거쳐 레만호수변의 몽트뢰(Montreux)로 향한다. 이 노선은 창 밖으로 펼쳐지는 계곡, 목초지, 전통 샬레를 감상하며 가장 스위스다운 풍경을 기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 몽트뢰에선 호숫가 산책이나 재즈 음악 관련 명소를 가볍게 둘러보고, 취리히까지는 약 2시간 반 기차 이동으로 복귀 가능하다.
여행 팁 – 유레일 패스로 더 효율적으로
유레일 글로벌 패스는 연속형(4일 연속)이나 선택형(4일 중 원하는 날만 이용)이 있다. 스위스는 SBB(국영철도)를 포함해 대부분의 열차에서 유레일이 사용 가능하며, 파노라마 열차 예약만 별도 필요하다. 고산열차(융프라우, 고르너그라트)는 유레일로 할인이 되니 꼭 제시하자. 스위스는 물가가 높지만, 패스 덕분에 교통비는 크게 줄일 수 있다.
결론 – 시간을 쓰는 방식이 달라지는 4일
스위스 기차 여행은 단지 교통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장 감동적인 경험이 된다. 유레일 패스는 그 경험을 더 쉽고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눈 쌓인 산맥과 에메랄드 호수, 느릿한 시계탑 도시와 친환경 마을. 4일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부족하다. 스위스는 그렇게 사람 마음을 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