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몰리는 유명 도시는 늘 활기차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자극으로 피로해지곤 한다. 반면, 사랑스러운 골목이 일상이 되는 작은 도시는 조용한 감동을 준다. 아침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차오르고, 우연히 들어간 가게 하나가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도시. 그런 골목 감성이 살아있는 세계의 소도시 3곳을 소개한다.
1. 체코, 올로모우츠 – 프라하보다 더 예쁜 동화 속 골목
체코의 숨겨진 보석, 올로모우츠는 프라하보다 훨씬 조용하고 작지만, 그 골목의 감성은 훨씬 짙다. 돌길 사이로 자그마한 카페와 꽃가게, 구불구불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벽화와 조각이 반겨준다. 도시 중앙 광장에서 매일 아침 열리는 소규모 시장은 이 지역 농부들이 직접 들고 온 치즈, 잼, 꽃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이곳은 ‘학생 도시’ 답게 젊고 감각적인 작은 맛집, 갤러리, 중고서점이 골목골목 숨어 있어 **#골목길 탐험맛집**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프라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올로모우츠는 다정하고 입체적이다. 그래서 매일 다른 감성을 꺼내 보여줬다.
2. 슬로베니아, 피란 – 바다와 골목이 만나는 마법 같은 공간
슬로베니아의 서쪽 끝, 아드리아 해에 맞닿은 작은 항구 도시 피란은 바닷바람과 골목길이 만나는 기묘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 도시는 붉은 지붕과 파스텔톤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으며, 곳곳에 해산물 맛집과 수제젤라또 가게가 숨어 있다. 아침 산책을 나서면 갈매기 소리와 커피 향이 섞인 공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바닷가 앞 작은 광장에서 현지인들이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조용하고, 걷기 좋은 크기 덕분에 하루 종일도 걸을 수 있다. 이 골목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기분을 준다. 느리게 걷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가득한 거리였다.
3. 일본, 가나자와 – 아사노강 따라 걷는 정갈한 골목의 미학
일본의 전통미와 현대 감성이 공존하는 도시, 가나자와는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골목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도시**다. 가나자와에는 ‘히가시차야가이’라는 전통 골목이 있으며, 골목 안에는 수제 과자 가게, 찻집, 그리고 골동품 상점이 조용히 숨어 있다. 아침이면 아사노강을 따라 걷는 사람들, 목욕 후 젖은 머리로 자전거 타는 여고생, 고양이 두 마리가 항상 앉아 있는 찻집 앞 풍경이 낭만 그 자체다. 1년을 살아도 이 거리에서 보는 사계절은 지루할 틈이 없다. 골목은 계절을 기억하고, 사람을 기다린다.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눈으로 보면 이 도시의 골목은 훨씬 더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정리: 사랑스러운 골목은 매일을 여행처럼 만든다
1년을 살아도 아름다운 도시란 결국, 골목에서 찾을 수 있다. 거대한 랜드마크보다, 모퉁이의 꽃가게. 유명 레스토랑보다, 매일 가는 카페. 관광보다 산책이 더 좋다고 느낄 때, 그 도시가 내 삶이 된다. 올로모우츠, 피란, 가나자와. 이 세 곳은 아침 산책 하나만으로도 행복했고, 골목을 걷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었다. 그곳에서는 ‘사는 일’이 곧 ‘여행하는 일’이 되었고, 그 모든 순간이 작고 사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