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살기를 하면서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였다.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는 비싸고, 로컬 렌트는 사기가 많고, 언어 장벽은 두려웠다. 그렇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외국인이 장기 렌트를 가장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나라들을 체감했다. 아래는 실제 거주자들과 경험을 통해 정리한, 렌트에 유리한 나라 3곳과 현지 팁이다.
1. 조지아 – 외국인에게 열린 부동산 문화와 저렴한 장기 렌트
조지아(Georgia)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디지털 노매드, 장기 체류자들에게 ‘렌트 천국’으로 알려진 나라다. 비자가 없어도 1년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며, 외국인도 현지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자유롭게 렌트 가능하다.
트빌리시나 바투미 등 도심지에서 아파트 렌트는 풀옵션 기준 월 250~400달러 수준으로 매우 저렴했다. 특히 조지아는 중개수수료가 없거나 저렴하며, 페이스북 그룹(예: “Expats in Tbilisi”)을 통해 집주인과 직접 계약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현지 팁: - 계약 전 Google Maps 리뷰, 실제 건물 방문 필수 - 계약서 없이 구두 계약도 흔하므로, 간단한 영어 계약서 프린트 지참 권장 - 보증금은 1~2개월, 월세는 현금 선호 → 이체 내역 캡처로 기록 남겨야 했다
2. 포르투갈 – 외국인 대상 렌트 시스템이 체계적인 유럽국가
포르투갈은 장기 비자 수속과 함께 외국인을 위한 주거 제도가 잘 정비된 유럽국가였다. 리스본, 포르투 등 주요 도시는 외국인 대상 전문 부동산 중개가 활발하며, ‘Idealista.pt’, ‘OLX.pt’ 같은 플랫폼에서 다수의 장기 렌트 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전세 계약을 위해선 NIF(세금번호)와 현지 주소 증명 서류가 필요했으며, 계약 시 영어 번역본 요구가 가능하고, 공과금 포함 여부, 가구 유무 등도 상세히 표기된다. 중개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1개월분 월세이며, 계약은 6개월~1년 단위가 보통이었다.
현지 팁: - Airbnb 장기 임대 옵션도 계약 전환이 가능함 - NIF 발급 후 은행 계좌와 함께 렌트 계약 → 비자 신청 시 주소 증명으로 활용 - 매물 확인 시 주변 소음·일조량·에어컨 유무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3. 베트남 – 유연한 계약 조건과 가격 협상이 가능한 시장
베트남은 외국인이 많이 체류하는 치앙마이·다낭·호찌민 등 도시에서 장기 렌트 시장이 활발하며 유연한 계약 조건이 특징이었다. 특히 외국인 대상 콘도, 서비스 아파트가 많고, 직접 발품을 팔면 에어비앤비보다 훨씬 저렴하게 계약 가능했다.
월세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다낭 기준 바다 근처 1 베드룸이 가구 포함 300~450달러 수준이었다. 계약은 영어 계약서 제공이 일반적이며, 계약기간 3~6개월 후 연장 조건도 흔했다.
현지 팁: - 무계약 입주 요구하는 경우 많음 → 반드시 계약서 확보 - 커뮤니티 추천 중개인 활용 (“한국인 in 다낭”, “베트남 거주자 모임” 등) - 수도, 전기, 와이파이 포함 여부 확인 필요 → 별도 부과 시 비용 차이 큼 - 보증금은 1개월, 중도 해지 조건도 명확히 할 것
정리: 계약서가 여행보다 중요했다
장기 체류 중 가장 스트레스를 유발한 것은 ‘좋은 집을 구하지 못했을 때’였다. 하지만 위 나라들처럼 외국인에게도 친절하고, 정보가 열려 있고, 계약 문화가 비교적 유연한 곳에서는 주거가 더 이상 두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오래 머무를 도시에서, 내가 스스로 공간을 꾸릴 수 있다는 감각은 1년 살기를 진짜 ‘살아내는 시간’으로 바꿔주었다. 그래서 나는, 집을 구한 순간부터 진짜 이 나라에 살고 있다고 느꼈다.